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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착륙 순간에 들리는 특유의 웅~하는 저주파 소리를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치 거대한 기계가 울부짖는 듯한 이 소리는 단순한 엔진 소음이 아니라 공기역학적 현상과 기계적 진동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내는 소리다. 비행기 이착륙 소리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풀어보고, 이를 이해하면 비행 경험이 더욱 흥미로워질 수 있음을 살펴보자.

 

비행기

1. 항공기 엔진의 압축과 추력 발생

비행기가 이륙 준비 단계에서 엔진 출력이 급격히 높아지면, 터보팬 엔진 내부의 압축기가 대량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압축한다. 이 과정에서 공기가 고온·고압 상태로 변하며 폭발적 연소 과정을 거쳐 강력한 추력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압력 변화가 곧 저주파 진동음으로 변환되어 탑승객이 ‘웅~’ 소리로 인식하게 된다. 특히 가속 구간에서 소리가 커지는 이유는 연료 분사량과 팬 블레이드의 회전 속도가 순간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2. 터널 효과와 공기 흐름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며 이륙하거나 착륙 시 속도를 줄일 때, 기체 주변의 공기 흐름이 급격히 변한다. 이때 동체와 날개 주변의 공기층에서 **와류(vortex)**가 발생하고, 이러한 공기의 회전과 충돌이 소리의 원인이 된다. 마치 지하철이 터널에 진입할 때 ‘쓱~’ 소리가 나는 것처럼, 좁은 공간에서 밀려난 공기가 진동하며 특유의 저음 소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소리는 단순한 기계 소리가 아닌, 공기역학적 특성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3. 착륙 시 역추력 장치의 영향

비행기가 착륙 후 속도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역추력(thrust reverser) 장치 역시 독특한 소리를 낸다. 엔진의 배기 방향을 바꾸어 공기를 앞으로 분사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공기 충격파가 발생한다. 이때 들리는 ‘웅~’ 소리와 더불어 강한 진동은 탑승객에게 다소 불안감을 줄 수 있지만, 사실 이는 안전한 감속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4. 소음 감소 기술의 발전

최근 항공기 제조사들은 엔진 소음 저감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팬 블레이드의 설계 최적화, 소음 흡수 라이너(liner)의 적용, 공기 흐름 제어 기술 등을 통해 예전보다 훨씬 조용한 이착륙 환경이 구현되고 있다. 특히 최신 여객기인 보잉 787 드림라이너나 에어버스 A350은 소음 규제 기준을 만족시키며, 승객들이 듣는 ‘웅~’ 소리 역시 예전보다 한층 부드럽게 변했다.


 

결론: 비행기 소리, 불안이 아닌 과학의 증거

 

비행기 이착륙 시 들리는 ‘웅~’ 소리의 원리는 단순한 기계음이 아니라, 엔진의 압축·연소 과정, 공기역학적 흐름, 역추력 장치의 작동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내는 물리학적 현상이다. 이 소리는 곧 비행기가 안전하게 추력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음 번 비행기를 탈 때 이 소리를 들으면, 비행 원리를 이해하는 작은 즐거움으로 받아들여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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